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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13 정세랑 <지구에서 한아뿐> (1)

 

 

내 사랑이 온 우주에서 단 하나뿐임을 바라는 모든 연인들

그들을 위한 순도 100% 무공해 소설이 떴다!

 

 

책 소개

『지구에서 한아뿐』은 누군가에게는 SF 작가로 다른 누군가에게는 로맨스 작가, 호러 작가, 스릴러 작가로 불리며 이제 한 권의 장편소설이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입지를 곧추세우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정세랑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 문화의 하이브리드 시대, 그렇다면 소설은?

세계 문학계는 주류 문학과 서브 장르 사이의 중간 문학(middlebrow literature)의 경계가 무의미해졌다. 오히려 장르성이 강한 문학이 그 판도를 주무르고 있다 해도 과하지 않다.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가 완고한 우리 문학계 또한 최근에는 문학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세랑은 그 선두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는 젊은 작가들 중 주목해야 할 한 명의 작가이다.

정세랑의 두 번째 장편소설 『지구에서 한아뿐』은 저탄소 생활을 추구하는 친환경 디자이너 한아와 그녀의 남자친구 경민의 사랑 이야기로 이 소설에는 분명히 외계인이 나오고, 우주선이 나오며 다른 별의 무수한 존재들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SF라고 해야 할지 로맨스 소설이라고 해야 할지 구분하는 것이 모호하다. 그러나 어쩐지 이 소설에는 그러한 구분이 필요 없어 보인다.

문학은 건강하고 재미있는 상상 앞에서 즐거울 수밖에 없다.

정세랑은 전작인 『덧니가 보고 싶어』에 이어 『지구에서 한아뿐』에서도 많은 재미있는 요소들을 뒤섞어 더욱 맛있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스토리를 잃거나 문장을 잃은 지금의 많은 소설들 사이에서 그 잃어버린 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서도 글 쓰는 즐거움을 만끽할 줄 아는 작가의 말처럼 ‘재미있는 이야기’의 힘을 믿어본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40% 광물체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까지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수많은 소설과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봐왔다. 그들 대부분은 지구를 침략하기 위해, 지구인을 굴복시키기 위해 지구로 온 존재로서 외계인을 그려내고 있다. 지구인과 대립적인 관계이며 지구인의 적이었다.

그런데 여기 오직 사랑을 위해 가진 것을 모두 털어내는 것도 모자라 빚까지 져가며 2억 광년의 우주를 횡단해 지구에 온 한 외계인이 있다. (이토록 로맨틱하고 달달한 외계생명체는 현재까지 유일무이하다.) 도대체 사랑, 그게 무엇이기에?

“가까이서 보고 싶었어. 나는 탄소 대사를 하지 않는데도 네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싶었어. 촉각이 거의 퇴화했는데도 얼굴과 목을 만져보고 싶었어. 들을 수 있는 음역이 아예 다른데도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너를 위한, 너에게만 맞춘 감각 변환기를 마련하는 데 긴 시간이 들었어.“ -본문 중에서

40%의 광물체로 이루어져 자가발전을 하며 다른 이의 외피를 쓰고 다른 이의 이름을 도용한 외계인이지만 ‘나에게만 맞춘 감각 변화기’를 마련할 만큼 그리웠다는 고백에 어느 누구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하여, 그랬기 때문에 한아는 그 외계인에게 자신에게 아픔을 줬던 이의 이름을 부여했다. 그리고 그 이름을 불러주었다.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고 그 이름으로 상대를 인정한 순간 바로 우주적인 사랑이 시작되었다.

이 알콩달콩하면서도 범우주적인 사랑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다디단 에너지’는 사랑 세포가 완전히 소모되기 직전인 독자들의 몫으로 돌린다.

∎ 추천사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사랑이라고 믿었기에 모든 걸 버리고 2만 광년을 날아온 남자 경민, 지구를 다정하게 수선하는 사랑스러운 여자 한아, 그리고 우주의 끝까지 가서야 뒤늦게 사랑을 배워버린 그 남자 엑스의 코믹하고 애절하고 흥미롭고 기막힌 우주 최고 러브 스토리.

2012년, 자신들의 사랑이 온 우주에서 단 하나뿐임을 바라는 연인을 위한 순도 100% 무공해 소설이 떴다!

- 조현 (소설가)

차 례

지구에서 한아뿐 _9

작가의 말_244

줄거리

한아는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저탄소생활을 하는 디자이너다. 일류 의상디자인학과를 나왔지만 대기업에 취직하는 대신 가족 같은 절친 유리와 함께 친환경 의류 리폼 가게를 열었는데 인기가 많아 의외로 벌이는 쏠쏠하다.

한아에게는 경민이라는 10년 된 남자친구가 있다. 경민은 서른 살이 넘도록 취직도 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통한 벌이로 전 세계를 여행하고 떠돌아다니며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은 대로 살면서 늘 한아를 기다리게 하는 자유로운 영혼.

언제나처럼 캐나다로 별똥별을 보기 위해 여행을 간 경민, 떠난 경민에게 아무런 연락이 없던 어느 날, 한아는 캐나다에 소형 운석이 떨어지면서 큰 폭발이 있었다는 뉴스를 본다. 연락 두절인 경민을 걱정하는 한아 앞에 며칠 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여행에서 돌아온 그. 눈앞의 경민은 왠지 여행을 떠나기 전과 다른 사람이 된 느낌이다. 너무 충실하며 지나치게 달콤해졌다.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는 경민과 자신의 주변에 생기는 이상한 일들을 겪으며 한아의 의심은 자꾸만 커져가는데……

본문 중에서

“이건 플라스틱이야, 페트야?”

웅크리고 있던 경민이 혼잣말을 하며 망설였다. 그러더니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는, 딱 시선의 사각지대에 있던 한아를 발견 못한 채, 입을 벌렸다.

경민의 입에서 태어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강렬한 빛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 빛은 경민의 손에 들린 일회용 음료수병을 핥았다. 순간이었지만 레이저처럼 강렬했다.

“음, 페트구나.”

놀란 한아가 과일 봉지를 떨어뜨렸다. 사과 한 알이 골목 쪽으로 굴러갔다. 빈혈인가? 빈혈이라서 눈앞이 번쩍인 걸까? 어지러워. 지금 대체 뭘 본 거지?

“어, 한아야, 언제 왔어!”

얼굴 가득 웃으며 경민이 한아를 반겼다. (본문 42쪽)

 

“그 생각, 나도 했지. 그래서 억지로 수십억 다른 지구인들을 관찰해봤는데도 같은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어. 미적인 기준이 아주 다르기 때문에 솔직히 인간은 아무리 봐도 아름답게 안 느껴져. 근데 너만…… 너만 예뻤어.”

우주인 눈에 예쁘면, 역시 지구인 눈에는 안 예쁜 걸까. 한아는 아연했다.

“가까이서 보고 싶었어. 나는 탄소 대사를 하지 않는데도 네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싶었어. 촉각이 거의 퇴화했는데도 얼굴과 목을 만져보고 싶었어. 들을 수 있는 음역이 아예 다른데도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너를 위한, 너에게만 맞춘 감각 변환기를 마련하는 데 긴 시간이 들었어.” (본문 106쪽)

그러니 어쩌면, 한아는 이제야 깨닫는 것이었는데, 한아만이 경민을 여기 붙잡아두고 있던 유일한 닻이었는지 몰랐다. 닻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유약하고 가벼운 닻. 가진 게 없어 줄 것도 없었던 경민은 언제나 어디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었고 종국에는 지구를 떠나버린 거다. 한아의 사랑, 한아에 대한 사랑만으로는, 그 모든 관계와 한 사람을 세계에 얽어매는 다정한 사슬들을 대신할 수 없었다. 역부족이었다. 인정할 수밖에. 닻이 없는 경민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나아갈 수 있을지.

쉬운 과정은 아니었으나 그런 결론에 이르자 한아는 떠나버린 예전의 경민에 대한 원망을 어느 정도 버릴 수 있었다. 나때문이 아니었어. 날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던 거야. 다만

오로지 그 사랑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었던 거지. 양서류와 조류만큼이나 애초에 종이 다른, 다양한 관계들을 다 대신할 수는 없었어. 역부족도 그런 역부족이 없었던 거야. (본문 149~150쪽)

 

경민이 억지로 웃었다. 조심스럽게 한아의 얼굴 윤곽을 따라 쓰다듬는 시늉을 했다. 그러나 그 손바닥이 와 닿지 않아서, 한아가 아닌 한아 주변의 공기를 쓰다듬는 것 같아서, 한아는 마음이 더 아파졌다. 집을 나서는 경민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야할 것 같았다.

“널.”

그러나 한아는 마땅한 동사나 형용사를 찾지 못했다.

“……너야.”

언제나 너야. 널 만나기 전에도 너였어. 이 마음이 그냥 전이된 거라고 생각해왔었는데, 틀렸어. 이건 아주 온전하고 새롭고 다른 거야. 그러니까 너야, 앞으로도 영원히 너일 거야, 한아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채 말하지 못했고 물론 경민은 그럼에도 모두 알아들었다. (본문 211~212쪽)

정세랑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0년 『판타스틱』에 「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11년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를 냈지만 덧니는 없다

 

 

Posted by 자음과모음 jam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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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in 2012.06.15 22:2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제목이 매력적이에요~ 표지도 샤방하고... 재밌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