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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30 이상권 소설집 <사랑니>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6

 

사 랑 니

 

아동청소년문학 대표작가 이상권 신작 소설집

폭력이라는 이름 앞에 나약한 개체가 감당해야 하는 고통

사. 랑. 니

 

책 소개

우리의 존재를 위협하는 장애, 가난, 불륜, 낙태, 성폭력, 죽음

폭력으로 가득 찬 세상에 대한 순수한 영혼들의 순박하고 아름다운 저항!

 

『성인식』에 이은 이상권 작가의 두 번째 신작 소설집 『사랑니』. 총 다섯 편이 수록된 이번 작품집은 장애, 가난, 낙태, 죽음 등의 주제로 각각 독립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폭력이 지배하는 현실을 그리고 있다.

우리 모두는 이 날것의 현실에 생생하게 노출되어 있다. 성인들이 이런 세계에 대해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소설 속의 청소년들은 폭력의 당위에 대해 온몸으로 질문을 던지고 용납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 용납할 수 없음을 정직하게 고백하며 이에 저항한다. 이 소설은 인간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들에 당위성을 부여하길 거부하는 청소년들의 집요한 자기 싸움의 기록이다. 작가는 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저희가 해결해야 하는 것처럼 논쟁을 벌이던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비록 서툴지만 끊임없이 생의 근원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개똥철학자들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세상에 내보낸다고 말한다.

 

네가 품고 있던 사랑니도 이렇게 아팠을까?

고통과 마주한 순간, 나는 네가 보고 싶다

“어디야? 지금 달려갈게.”

 

표제작 「사랑니」에서 끊임없이 주인공 진우를 괴롭히는 치통은 직‧간접적인 폭력으로 인해 나약한 개체가 감당해야 하는 고통을 상징한다. 세상을 살다 보면 이런 고통을 참으며 기다려야 할 때가 많을 것이라는 할머니의 전언은 이 시대가 지배하는 폭력의 터널을 지나면서 체득해야만 하는 뼈아픈 교훈이다. 진우는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니가 주는 치통을 참아내는 연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니가 주는 치통과 멀쩡한 생니까지 뽑아내는 고통을 이겨낸 후에야 진우는 비로소 낙태를 경험한 여자친구(타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그러나 폭력의 채널을 경유하고 나서야 관계적, 공감적 연대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 사회의 모든 통로가 폭력으로 가득 차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출산에 대한 가족들의 논쟁을 그린 「매운 떡볶이」, 정치화된 폭력의 현실을 나타낸 「그들이 다시 만났을 때」, 폭력을 치유하는 공간인 가족을 소재로 한 「신이 내린 안마사가 사는 집」, 나약한 삶의 태도를 과감히 버리고 당당하게 나아가는 청소년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개 대신 남친」 또한 폭력이 지배하는 현실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세계를 통과하는 우리 청소년들은 폭력적 현실로부터 도망치지 않으며 맞서고 아파하고 고민하고 저항한다.

 

차례

매운 떡볶이

사랑니

그들이 다시 만났을 때

신이 내린 안마사가 사는 집

개 대신 남친

발표지면

해설

작가의 말

 

지은이 - 이상권

1964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어릴 적 자연 속에서 뛰놀던 경험을 살려 동식물의 삶을 그린 생태 동화를 많이 썼다. 아동청소년문학 대표작가, 생태 동화작가로 잘 알려져 있으나 일반문학과 아동청소년문학의 경계를 넘어 동화부터 소설까지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다. 작품으로는 『성인식』, 『하늘을 달린다』, 『애벌레를 위하여』, 『난 할 거다』, 『발차기』,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싸움소』 등이 있다.

 

해설 - 오민석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다. 1990년 월간 『한길문학』 창간기념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면서 등단하였으며,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면서 평론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기차는 오늘밤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다」, 문학이론연구서 『정치적 비평의 미래를 위하여』, 역서로 『절름발이 늑대에게 경의를』 등이 있다. 현재 단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있다.

 

해설 중에서

이 세계는 가공할 만한 폭력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이 폭력은 우리의 존재와 인간적 삶을 끝없이 위협한다.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가련할 정도로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들인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장애, 가난, 불륜, 낙태, 성폭력, 죽음이라는, 우리의 존재를 위협하는 이 심각한 항목들을 어떻게 당위로 받아들일 것인가.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집은 인간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들에게 당위의 작위를 주기를 거부하는 청(소)년들의 집요한 자기 싸움의 기록이다.

 

  ■본문 중에서

나는 두 손을 배 위에다 모아서 깍지를 끼고는 한껏 힘을 주었다. 그럴수록 손은 더 떨렸다. 여전히 사랑니는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었다. 나는 깍지를 풀고 배를 쓰다듬었다. 무엇인가 배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어쩌면 사랑니가 배 속에도 있는지 모른다. 지금 의사의 눈에 보이는 놈은 수많은 사랑니들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진짜 우두머리는 내 배 속 아득한 곳에 숨어서 끝까지 버티라고 지령을 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

아, 얼마나 아팠을까, 넌, 넌, 넌······ 자궁 속에 있는 사랑니를······ 아, 아, 아······ 난 한 번도 그런 생각 하지 않았어. 네가 수술하러 가는 날까지, 내 앞에서 막 뛰어가는 너를 볼 때까지. 은근히 너를 미워하기도 했어. 왜 나를 그런 일에 끌어들이는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Posted by 자음과모음 jam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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