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이야기 모음 『남녘땅 뱃노래』

28년 만에 『남조선 뱃노래』로 재탄생!

 

시인이라는 것은 본래부터 가난한 이웃들의 저주받은 생(生)의 한복판에 서서 그들과 똑같이 고통 받고 신음하며 또 그것을 표현하고, 그 고통과 신음의 원인들을 찾아 방황하고, 그 고통을 없애며 미래의 축복받은 아름다운 세계를 꿈꾸고, 그 꿈의 열매를 가난한 이웃들에게 선사함으로써 가난한 이웃들을 희망과 결합시켜 주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참된 시인을 민중의 꽃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김지하, 「나는 무죄이다」 중에서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한마디, South Korea!

그러면 남조선 뱃노래에 있어서 배란 무엇일까요?

강증산 선생은 서양의 문명신(文明神)들이 남조선 뱃노래를 부르며

그 문명의 이기, 즉 과학과 기술과 온갖 형태의 편리한 물질문명을 거느리고

남조선으로 배 타고 들어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머지않은 날 그 모든 것을 수렴하여 다시금 전 지구에

변혁을 가져다줄 새로운 사상의 싹이, 문명의 기틀이 이 반도에서

태어난다는 것을 남조선 뱃노래로써 표현했던 것입니다.

_「남조선 뱃노래」 중에서

 

지난 1985년 도서출판 두레에서 출간되었던 김지하 시인의 『남녘땅 뱃노래』가 오랜 개정 작업을 거쳐 『남조선 뱃노래』로 다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김지하 시인의 산문과 이야기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시와 희곡을 제외하고 저자가 쓴 글, 편지, 옥중에서 쓴 양심선언, 법정에서 스스로를 밝힌 최후진술, 여러 강연회에서 했던 발언, 자신의 생각을 담아두기 위해 혼자 녹음한 자료 등 산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저자의 모든 것을 모은 책이다. 산문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는 그의 사상이 가장 직접적인 형태로 나타나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김지하 시인의 사상적 전개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풀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젊은 시절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김지하 시인이 걸어온 사상적 발자취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가 고통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모색하고 싸워왔으며, 어떤 과정을 통해 마침내 오늘날 저자가 거듭 말하고 있는 생명의 세계관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모색의 변화 과정을 보면서 변함없는 저자의 사상적 중심을 보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해 독자들은 한 시인이 그가 몸담은 민족과 세계와 시대와 역사의 문제들에 대해 얼마나 격렬하게 피를 흘리며 싸워왔는지를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총 4부로 짜여진 이 책은 시간 순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시대가 변함에 따라 저자의 사상적 변화 과정도 한눈에 알 수 있다. 특히 4부에 실린 「생명 사상의 전개」는 저자에 대한 여러 궁금증, 특히 사상적인 문제들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적으로 풀어보기 위한 것으로, 저자의 사상적 전모를 이해하는 동시에 저자의 여러 문학 작품들을 이해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 『남조선 뱃노래』는 우리 사상계의 창조적 발전을 위한 귀중한 자료인 셈이다.

 

본문 속으로

참된 미(美)는 대중적인 것이다. 쉬운 것이며, 쉬운 것 속에 모든 심오한 이념과 사상이 압축되고 육신화(肉身化)한 것이 미의 극치다.

(p. 14, 「참된 아름다움은 대중적인 것이다」 중에서)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그것은 침묵에 반대되는 것이며, 자유로운 말을 뜻하는 것이며, 따라서 모든 감춰진 진실이 가차없이 폭로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나는 진리가, 그리고 오로지 진리만이 인간을 해방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폭로된 진실이 억압자들의 주술에 걸려 침묵의 문화 속에서 얽매여 있던 민중의 의식을 뒤흔들어 해방하고 그들을 자유로운 비판 정신의 폭풍이 휘몰아치는 광야로 인도할 때에야말로 민중의 날이 올 것이다.

(pp. 63~64, 「양심선언」 중에서)

시인이라는 것은 본래부터 가난한 이웃들의 저주받은 생(生)의 한복판에 서서 그들과 똑같이 고통 받고 신음하며 또 그것을 표현하고, 그 고통과 신음의 원인들을 찾아 방황하고, 그 고통을 없애며 미래의 축복받은 아름다운 세계를 꿈꾸고, 그 꿈의 열매를 가난한 이웃들에게 선사함으로써 가난한 이웃들을 희망과 결합시켜 주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참된 시인을 민중의 꽃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p. 85, 「나는 무죄이다」 중에서)

나는 이 나라가 허리가 동강 나고 가난하고 초라하기 때문에 더욱더 사랑하고, 그러기에 내가 이 나라 국민임을 짙은 열정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곳밖에는 살 데가 없습니다. 내가 쓰는 시도 모국어로밖에는 표현될 수 없는 예술 장르입니다. 나의 모든 상상력과 아름다운 언어의 영상들과 창조적인 생각들의 모든 오묘한 색깔들이 태어난 고장도 바로 이 땅이올시다. 내 태(胎)가 묻힌 곳입니다. 나는 가장 짙은 어둠 속에 비치는 빛이 가장 강렬하다는 것을 나의 신념으로 삼고 있습니다.

(p. 87, 「나는 무죄이다」 중에서)

우리 민중의 참된 자유와 민주, 평등과 화해, 민중 주체에 의한 민족통일과 제3세계 중심의 새로운 세계 문화 및 새로운 세계 문명 건설, 그리고 나아가 전 우주 생명의 보편적인 평화와 친교 및 화해의 성취 등은 모두 다 생명운동 안에 수렴되어야 하며 이 천해 빠진 생명, 짓밟히고 파괴되고 죽임당하는 인간 생명, 민중 생명의 사회적 성화, 즉 인내천 운동으로부터 출발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p.138, 「인간의 사회적 성화」 중에서)

 

 

차례

서문―20년이 지난 뒤에

제1부

참된 아름다움은 대중적인 것이다

우리 가슴속의 분계선

고행…… 1974

양심선언

나는 무죄이다

제2부

삶의 새로운 이해와 협동적 삶의 실천

인간의 사회적 성화

은적암 기행

구릿골에서

남조선 뱃노래

앵산 기행

민중문학의 형식 문제

제3부

미야타 마리에[宮田毬榮] 여사에게

보고 싶은 여장부

살림굿과 여자 지위

제4부

생명 사상의 전개

변화무쌍한 한국

 

저자의 말

이 책, 『남조선 뱃노래』(당시엔 『남녘땅 뱃노래』)가 출간된 것이 벌써 20여 년 전이다. 20여 년 전의 옛 책을 다시 붙들고 있자니 감회가 기묘하다. 우선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이 제목이다. 나의 첫 제목은 지금과 같은 ‘남조선(南朝鮮)’이었는데 주변의 여러 친구들이 자꾸 말려서 ‘남녘땅’으로 바꾼 것이다.

왜? 내가 긴 감옥살이에서 막 출옥한 뒤였고 또 세상이 아직도 ‘남조선’이란 말에 익숙하지 않을 때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일일까? 바로 그놈의 ‘남조선’이란 말 한마디 시방 막 세계적 화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 아닌가! 내가 ‘간태합덕(艮兌合德)’이라는 정역(正易)의 한 화두(한미 연합을 뜻함)를 가지고 워싱턴 강연차 그곳에 갔을 때 한 전직 주한 특파 기자였던 지식인이 가라사대, “미국인은 한국이 지구의 어느 구석에 붙어 있는지는 모른다”고 하던 그 말 한마디가 아직도 내 뇌리에 마치 더러운 똥 찌꺼기처럼 달라붙어 있는 판에 ‘남조선’이라! ‘South Korea’라!

나의 대학 선배인 김준길 선생이 필리핀의 마닐라 대학에서 쓴 한 논문 「South Korea」가 뉴욕에서 큰 상을 받았다. 이 서문과 함께 그 수상소감을 번역해서 끝에 싣는다.

그 선배 왈, “그 글의 시작은 바로 자네의 책 『남녘땅 뱃노래』야!”

이렇게 되었다.

김치, 비빔밥, ‘K-pop’ 때문인가? 아마도 월가의 금융쇼크 이후 세계문명의 중심이 서쪽(대서양)에서 동쪽(태평양)으로 이동하고 있음 때문인가? 더군다나 바로 지금 이 ‘개벽’의 때에, 이 ‘화엄’과 동서 융합, 그리고 ‘네오-르네상스’의 한류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는 바로 이때에……?

내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의 아내가 유일하게 평가하는 책이 바로 이 『남조선 뱃노래』다.

기이하고 기이하다. 20여 년이 지난 뒤에 다시 붙들고 있자니 아무래도 기이하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들이 많다. 그러나 거의 다 그대로 두고 지나간다. 그쪽이 훨씬 편해서다.

편한 것!

그것이 바로 ‘South Korea’ 아니던가!

 

저자_김지하

194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1969년 『시인』지에 「황톳길」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64년 대일 굴욕 외교 반대 투쟁에 가담해 첫 옥고를 치른 이래, 8년간의 투옥, 사형 구형 등의 고초를 겪었다. 독재 권력에 맞서 자유의 증언을 계속해온 양심적인 지성으로, 한국의 전통 사상을 오늘의 상황 속에서 재창조하고자 노력하는 사상가로서 독보적인 업적을 이룩했다.

시집으로 『황토』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애린』 『검은 산 하얀 방』 『이 가문 날의 비구름』 『별밭을 우러르며』 『중심의 괴로움』 『화개』 『못난 시들』 『시 삼백』 등이 있고, 『밥』 『남녘땅 뱃노래』 『살림』 『생명』 『생명과 자치』 『사상기행』 『예감에 가득 찬 숲그늘』 『옛 가야에서 띄우는 겨울편지』 『대설 남』 『김지하 사상전집』(전3권) 『김지하의 화두』 『김지하의 예감』 『소근소근 김지하의 세상이야기 인생이야기(1-4)』 등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

아시아 ․ 아프리카 작가회의 로터스 특별상(1975), 국제시인회의 위대한 시인상(1981), 크라이스키 인권상(1981) 등과 이산문학상(1993), 정지용문학상(2002), 만해문학상(2002), 대산문학상(2002)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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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 사회 > 스페셜리포트 > '진보 진영은 왜 지젝에 환호하는가' (박용준 국제인문학잡지 INDIG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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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002213100005&ctcd=C04



- 지젝 방한과 강연에 초점을 맞춘 기사 마지막에,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본문 인용됩니다.



- 사사키 아타루에 따르면, 20세기의 위험한 철학자 니체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언젠가 이 세계에 변혁을 초래할 인간이 찾아올 것이다.

그 인간에게도 방황하는 밤이 있을 것이다.

그 밤에 문득 펼쳐본 책 한 줄의 미미한 도움으로 변혁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그 하룻밤, 그 책 한 권, 그 한 줄로 혁명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는 일은 무의미하지 않다.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불가능해 보이는 가능성에 미래를 거는 위험 속에서만 희망은 가능하다.

희망을 계속 살아 숨 쉬게 하는 것, 그것은 살아 있는 자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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