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라디오』 이재익 작가의 실화 스릴러! 

 

“나의 살인은 정당한가?”

 

M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그 이후……

섬뜩한 복수극의 끝은 어디인가! 

 

무너진 정의를 다시 세우기 위해 악을 행하는 남자와

그 악을 쫓는 형사들의 숨 막히는 추격전!

41명의 남학생이 무참히 짓밟은 한 소녀의 인생

죄는 저질러졌고, 소녀는 사라졌다!

놈은 미나에게 사과하기는커녕 미안한 마음조차 없다. 그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의 피살자들은 살인만큼이나 잔혹한 범죄의 가해자들이었음에도 벌을 받지 않았다. 그렇다면 법이 놓친 악행을 벌하는 이는 의인인가, 악인인가? — 본문 중에서
 

 

책 소개 

1997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계속해온 이재익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그동안 SBS 라디오 피디와 영화 시나리오 작가를 병행하면서 여러 소설을 통해 다양한 소재와 주제 의식을 선보여온 작가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이라는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우리 사회가 감추고 있는, 지금껏 외면하고 있었던 어두운 단면을 『41』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41』을 통해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법’이라는 시스템이 사회적 약자에게 얼마나 불합리하고 부조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법은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집행되어야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것을 다루는 자들에 의해 우리의 이성적인 판단과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법과 현실의 괴리라는 문제의 지점을 작가는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 『41』을 통해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 충격적인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 범죄 미스터리 

광주 인화학교에서 실제로 일어난 충격적인 성폭행 사건을 다룬 『도가니』처럼 『41』도 2004년에 일어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사건은 마흔 명이 넘는 십 대 남학생들이 한 명의 여중생을 일 년 동안 온갖 방법으로 성폭행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인터넷으로 유포한 사건으로, 그 범죄 수법이 십 대라고 볼 수 없을 만큼 가학적이고 집요했으며 잔인했다. 그러나 사건의 심각성과 중대성을 고려하여 그에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해들에게 내려진 처벌은 너무나 미약했다. 오히려 피해 여중생에게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안기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피해 여중생에 대한 경찰의 비인권적인 처우와 그녀의 가족에 대한 가해자 가족들의 협박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인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작가는 『41』 속에서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 가상의 연쇄살인 사건을 구성함으로써 잊혀가던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려 그 사건의 심각성과 사회적 의미 등을 재고한다. 강력계 형사 ‘김정태’와 ‘이제훈’은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을 맡아 사건 피해자들의 관련성을 조사하던 중 연쇄살인 사건의 이면에 감춰진 또 다른 사건, 즉 과거 여중생 ‘미나’에게 일어난 집단 성폭행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게 되면서 미궁 속에 빠져 있던 사건의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춰간다. 그리고 연쇄살인범의 존재와 그의 범행 이유가 조금씩 드러남에 따라 자신들이 맡고 있는 사건에 어떤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범죄 미스터리 형식을 통해 실제 사건에 극적 긴장감을 부여하고 이를 긴박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마치 사건에 깊이 개입하면 할수록 그것을 바라보는 담당 형사들의 내적 갈등이 심해지듯이 독자들 또한 소설의 내용이 전개될수록 드러나는 사건의 충격적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이야기 속으로 깊이 몰입하게 된다.

▶ 나의 살인이 위법이라면 당신들의 법은 정의로운가!  

『41』에서 일 년 동안 중학생에 불과한 미나를 수시로 불러내 집단으로 강간하고 온갖 잔혹한 방법으로 폭행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에 인터넷을 통해 퍼트리기까지 한 가해자들은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 반면 피해자인 미나는 육체적, 정신적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간다.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가해자들보다 못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를 위해 법은 무엇을 했는가. 마흔한 명의 가해자를 일상생활로 돌려보낸 법은 정작 피해자인 미나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작가는 적나라하게 피해자인 미나의 비참한 삶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법 집행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해가던 두 형사인 정태와 제훈은 당시 성폭행 사건의 관련자들을 조사하던 중 피해 여중생인 ‘미나’에게 일어난 끔찍한 일들과 그로 인한 그녀의 처절한 고통을 목도하게 되면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두 형사의 딜레마는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느끼는 그것과 동일하다. 가해자인 마흔한 명과 피해자인 미나의 역전된 삶의 모습을 두고 과연 법이라고 하는 것이 그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작가는 ‘연쇄살인’이라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법이 하지 못한 처벌을, 미나가 느꼈을 죽음에 대한 공포와 고통을 가해자들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연쇄살인을 통한 복수가 과연 정당한가?’ 하는 도덕적인 문제 또한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차치하고서 우리는 이 끔찍한 범죄에 걸맞은 처벌이 이루어졌는지 의문시하면서 가해자들이 당하는 고통을 다시 보게 된다. 소설 속에서 연쇄살인범의 살인 행위를 두고 살인범이 잡히지 않기를 바라는 정태의 아내와 딸, 제훈의 태도는 기실 『41』의 독자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회 시스템의 근간이라는,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는 법은 과연 정의로운가? 오늘날 자주 발생하는 동종의 성폭력 범죄들에 대한 처벌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는가 묻는다면 의문 부호를 남길 수밖에 없다. 『41』을 통해 작가는 이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엄중한 시선으로 되돌아볼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 그는 용욱의 눈앞에 총을 겨누고 있었다. 용욱은 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고개를 내저었다.

“뭔가 잘못 알고 오셨어요. 저는 당신 같은 사람이 찾아와서 죽일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냥 가난한 잉여 대학생이에요.”

용욱에게 총을 겨누며 방으로 들어온 뒤로 시윤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용욱은 미칠 지경이었다.

“제발요, 진짜 전 아무 사람도 아니에요.”

시윤은 총을 겨눈 자세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한테 왜 이러세요, 네? 혹시 저 아세요? 왜 저한테…….”

용욱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시윤은 손가락으로 쉿, 하며 침묵을 요구했다. 그러나 용욱은 패닉 상태에 빠진 듯 점점 큰 소리로 흐느꼈다. 시윤은 총구를 용욱의 입에 쑤셔 넣었다. 용욱의 눈이 번쩍 떠졌다. 좁은 원룸 안에서 그의 가쁜 숨소리가 헐떡거렸다.

총구에 달린 소음기가 목젖까지 밀려 들어온 터라 용욱은 컥컥거리며 침을 흘릴 뿐 말을 할 수 없었다. 다만 애절하게 흔들리는 눈빛만이 살려달라고, 제발 살려달라고 간청을 거듭했다.

시윤은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뱉었다. 총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가죽 재킷 안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냈다. 열서너 살쯤으로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의 사진이었다. 사진을 본 용욱의 표정이 움찔 흔들렸다. 용욱은 뭔가를 말하고 싶다는 듯 팔을 허우적거렸다. (27~28쪽)

‣ 정태는 파일을 열어 제훈이 준비해놓은 자료를 읽었다. 그의 옆에서 제훈이 설명을 더했다.

“보세요. 석 달 전에 죽은 김상철이 M고등학교, 지난주에 죽은 우용욱이도 M고등학교. 둘이 동갑입니다.”

“어……?”

정태의 입에서 어떤 깨달음의 신호가 흘러나왔다.

“선배님도 기억하시죠? 몇 년 전에 M시에서 어린애 집단 성폭행 사건 있었던 거.”

“맞다, 그런 일이 있었지. 여러 명이 여자애 하나를 그랬지 않나?”

“M서에 전화 걸어서 확인해봤습니다. 우용욱이와 김상철이 둘 다 그때 당시 가해자였습니다.”

“말이 안 되잖아, 인마. 우용욱이는 전과가 없었잖아.”

“김상철이도 그때 일로는 전과가 없습니다.”

“그래? 어째서?”

“그때 가해자들 중에 전과가 남은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아무도 실형을 안 받았거든요.”

“가해자가 전부 몇 명이었는데?”

그 대목에서 제훈은 잠시 멈칫했다. 차마 입으로 전하기 민망하거나 두려운 진실을 대할 때 보통의 인간이 가지는 불편함이었다.

“마흔한 명요.”(47쪽)

‣ 그들은 먼저 미나를 실컷 때려 겁에 질리게 한 뒤 허름한 여인숙으로 데려갔다. 그러고 나서 시작된 무자비한 윤간과 폭행. 악마의 유희는 다음 날 아침까지 이어졌고 멤버들은 짓밟히며 괴로워하는 미나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고스란히 촬영했다.

겨우 집으로 돌아간 미나는 패닉 상태에 빠진 채 생활했다. 그런데 끔찍한 일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M 연합 멤버들은 촬영해놓은 사진과 동영상을 미끼로 미나를 협박해 수시로 M시로 불러들였다.

미나가 M시로 갈 때마다 그녀를 짓밟는 남자들은 늘어났다. 친구, 친구의 친구, 그 친구의 선배, 그 선배의 후배, 그 후배의 친구……. 다섯, 여섯, 여덟, 열……. 그 수는 스무 명을 넘고 서른 명을 넘었다. 강간의 방식도 더 잔인해졌다. (……)

“미나야, 니 언니도 하나 있다 그랬지? 걔도 데리고 와. 아니면 니 사진하고 동영상 인터넷에 확 뿌려버린다. 니네 집에는 불 질러버리고.”

결국 미나는 한 살 많은 언니에게 거짓말을 해 M시로 데려왔다. M 연합 멤버들은 미나의 언니도 윤간했다. 이미 강간범들의 수는 마흔 명에 이르렀다. 미나의 몸과 마음은 정상적인 여성으로서 성장하기 어려울 만큼 다쳤다.

사건이 알려진 것은 일 년이 지난 2004년 십이월이었다. 미나의 언니가 결국 신고를 했다. 그런데 신고를 받은 경찰의 수사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니가 우리 유서 깊은 M시의 물을 다 흐려놨다.”(49~50쪽)

 

저자

 

이재익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나 압구정 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영문과 졸업했다. 2001년 SBS 라디오 PD로 입사한 이후 현재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탈출 컬투쇼>의 담당 PD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1997년 월간 『문학사상』에 소설 부문으로 등단해 『원더풀 라디오』, 『아버지의 길 1, 2』, 『싱크홀』, 『아이린』, 『심야버스 괴담』,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압구정 소년들』, 『미스터 문라이트』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아울러 소설집 『카시오페아 공주』와 사춘기 에세이 『하드록을 부탁해』 등도 발표했다.

1999년부터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하면서 영화 <질주>, <목포는 항구다>, <원더풀 라디오> 등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Posted by 자음과모음 jam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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